퇴사는 우리 일생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다.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이동하기도 하지만, 때론 회사에서의 불만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결심하게 된다. 전자일 경우라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 문제될 부분이 없다. 다만 내가 후자인 경우라면, 퇴사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 4가지를 꼭 점검해보길 바란다.
1. 직무, 산업, 직장을 한번에 바꾸는 길인가?
직무, 산업, 직장은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직무는 전문성, 산업은 정보력, 직장은 나의 가치관과 문화, 기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세가지를 한번에 바꾸려고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직무만 바꾸게 되더라도 이미 나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전문성은 틀어지게 된다. 내가 중고신입으로 새롭게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애초에 이것 자체가 이미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커리어의 연장선을 밟아갈 수 있도록 인접 직무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비슷하거나 어떻게든 내 커리어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만약 세가지 조건을 모두 바꾸는 것인데도 이직에 성공했다면 축하할 일이지만, 그 회사에 들어가서 적응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산업에서 전혀 모르는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것이니 오죽할까. (물론 중고신입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은 예외이다.)
2. 나의 거취를 결정하지 않고 무턱대고 퇴사한 것인가?
정말 내 건강에 문제가 있다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별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이 경우는 피해야 한다. 내 커리어가 단절될 수 있는 위험도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장은 '나는 안그럴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거다.
정말 퇴사하기 전에 이직할 곳을 충분히 검색하고, 조사하고, 여러 정보를 알아본 뒤 내가 확신을 가진 상태에서 퇴사 프로세스를 밟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이직이 자연스럽게 내 커리어와 연결되고, 불안감 없이 새로운 기회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공백기가 길어지는, 이러한 리스크가 있는 단절기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3. 내가 이직하려는 회사에 명확한 지원동기가 없는데 실행하는 것인가?
보통 이러한 경우는 상사나 회사의 특정 부분이 너무 싫어서 감정적으로 대응했을 때 일어나는 것 같다. 욱하는 마음에 회피식으로 퇴사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우리는 모두 감정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기준과 생각이 있다. 그래서 서로 부딪힐 수 밖에 없는데, 이런 것들은 대부분 내가 극복해내야 할 요소가 된다. 굴복하거나 싸우라는 소리가 아니라, 현명하게 극복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극복되지 않은 채 다른곳으로 간다는 것은 회피하는 것이 되는데, 그때는 더 큰 어려움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때가서 그것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더 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할것이다.
퇴사나 이직은 더이상 못참겠다는 생각으로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기회를 위해서, 더 도전해야 할 이유가 있어서 행동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하도록 하자.
4. 퇴사할 이유가 분명함에도 급여, 조건, 환경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인가?
혹시 당신은 이미 확신하고 있을 수 있다. 여러 관점에서 점검해 봤을 때, 지금이 이직해야 할 때라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처우, 환경이 보장되지 않거나 무언가 지금보다도 더 조건이 안좋아지게 된다는 이유로 회사를 옮기는데 망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만약 그렇다면 이런 사유로 한 자리에 머물러 있으려는 생각은 벗어던져야 한다. 이게 바로 월급노예가 되는 지름길이다.
월급노예는 언뜻 보면 좋아보일 수 있지만, 결코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해야 할 때는 확신을 가지고 과감하게 하고, 확신이 없다면 지금 있는 곳에 머물면서 내 경력을 더욱 다듬고 성장한 뒤에 계획을 세워 이동하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퇴사/이직을 생각하기 전에 스스로 객관적으로 점검해봐야 할 부분을 정리해보았다. 몇개 되지 않는 내용이었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내가 아직도 한 회사에 머물러있으면서 여러 풍파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여전히 마음은 떠나있지만, 섣부른 선택으로 인해 후회하는 내 모습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아직까지도 계속 이 회사에 머물러있다.
마음은 급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하나씩 꾸준하게 이직 준비를 하고, 지금 다니는 회사보다 훨씬 좋은 복지와 조건을 갖춘 회사로 이직하려고 한다. 너무 화가 나서 속에서 용암이 들끓더라도, 나중엔 그들이 나를 놓쳤다는 것을 후회하게 만들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 이 말을 남기고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여러분의 앞날이 긍정적이고 즐겁기를 바라며, 스스로의 생각에 잡아먹히지 않고 내가 주도권을 잡아가길 바란다.
" 지금 나의 퇴사/이직 준비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